모순의 해결
만약 싯다르타의 가르침이 주로 치료적인 성격을 뗬다고 가정한다면, 교리를 파악하는 데 있어서 발생한 모순은 큰 문제가 아니다. 여러 다른 접근법이 치료의 효과가 있다면 말이다. 이는 철학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의 이야기로, 내용이 함축하고 있는 바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다면야 어떤 경로를 거치든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형식적인 논리의 일치성의 관점에서 봤을 때, 논리적 모순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었다. 지금까지 큰스님이라고 일컬어졌던 분들은 싯다르타가 제시한 용어에는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싯다르타가 살아생전 어떠한 문제를 토론하기 위해 비유적으로 일상의 언어를 사용한 것은 그저 관습적인 표현일 뿐, 각 단어가 의미하는 것에 큰 뜻을 부여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 그중 하나이다. 이는 평범한 사람들이 높은 경지의 철학적 담론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며, 현실적으로 적용 가능한 용어들을 사용했을 때에만 싯다르타의 설교가 받아들여질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다른 하나는 경전에서 말하는 용어들 각각에 대해 싯다르타가 그냥 그러한 단어들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고 보는 견해이다. 때문에, 각 용어에 대해 의미를 부여해야 하며, 그것을 통해 싯다르타의 가르침을 파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첫 번째 주장은 다소 철학적인 관념 즉, 내용 파악에 중점을 둔 반면, 두 번째 주장은 형식적 논리에 훨씬 더 무게를 둔 것으로 파악될 수 있다. 때문에, 다소 모순될 수 있는 내용은 받아들여질 수 없는 것으로 보고, 설사 그것이 싯다르타의 가르침을 담고 있다고 하더라도 수용될 수 없다는 태도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두 가지 해석의 차이는 싯다르타의 열반 이후에 많은 종파가 탄생하게 된 근본적인 이유가 되었으며, 따라서 불교라는 종교 내의 분열과 차별을 발생시키는 요인이 된 것으로 생각된다.
시사점
제1차 소집 이후, 제2차 소집에서는 전보다 훨씬 다양한 학파들 사이에 많은 차이점들이 존재하게 되었으며, 위와 같은 논쟁은 싯다르타 열반 이후 초기 불교 승려들이 여러 가지 문제와 씨름하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대부분의 제자들은 기록된 싯다르타의 가르침이 새로운 세대에게 의미 있게 전달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모두 동의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시간이 점점 지남에 따라 서부의 승려들과 동부의 승려들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각자 따라 의회를 소집하는 일이 발생했다. 인도의 서부지역은 바이살리의 동쪽 도시에 있는 지역으로 이곳에 있던 승려들은 기존에 있었던 승가 집단의 체제를 변경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소금의 사용을 금지했던 승가 집단의 규율을 어기고, 소금을 저장한다던지, 금과 은의 사용을 허락함으로써 사원을 화려하게 치장한다던지 하는 풍토가 생기게 된 것이다. 또한 싯다르타의 가르침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닌, 한 개인을 스승으로 숭배하고 모시는 것을 허용함으로써, 과거의 전통을 무너뜨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낳게 되었다. 승려들은 이러한 모든 변화를 비난했으며, 싯다르타의 가르침을 위주로 수행해야 한다고 많은 제자들이 주장하며 나섰다. 반대로 동부의 승려들은 서부의 승려들과는 달랐다. 그들 또한 자신들만의 별도의 소집 회의를 열기는 했지만, 싯다르타의 규율을 올바로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별도의 종파인 마하상히카를 설립했다. 사실 이러한 차이를 발생시킨 정확한 사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역사적 기록이 다르다. 다만 현재 추정하는 것은 싯다르타의 열반 이후, 불교의 교리와 규율을 받아들이는 것에 서로 다른 견해를 보인 때부터가 아닐까 싶다. 어떤 사람들은 싯다르타의 열반 직후 그의 행적을 언급한 아라한에 대해서 전적으로 신뢰할 수 없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어떻게 싯다르타의 가르침을 완벽하게 기억할 수 있느냐는 의구심이 든 것이다. 때문에, 많은 제자들은 수행과 명상을 제쳐두고 오직 논리를 따져가며 목소리만 높였다. 특히 로쿠타라바딘은 불교학 이론을 시작한 인물로, 논리적 체계를 강조한 인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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