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려들의 삶
불교 승려들의 삶은 보통 두 가지 중에 하나였다고 한다. 에레미트라고 불리는 유랑자 생활을 하거나, 세노비틱이라는 정착된 공동체 생활을 하는 것이다. 경전에서는 이상적인 수도승이 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두 가지 생활 방식을 모두 경험해 보아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승려들은 매년 건기 동안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가, 비가 오는 우기에는 정착해서 공동체 생활을 했다고 한다. 따라서 승려들은 건기에는 혼자 살거나 적은 무리의 승려들과 함께 동행하며, 나무 아래, 동굴, 언덕, 초가집, 심지어 건초 더미 그늘이나, 숲 근처에서 생활을 해야 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시주물을 받기 위해 마을 근처에 머물기도 했지만, 재산 소유가 어려웠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이를 맡아 보관했다고도 한다. 승려들은 오직 새처럼 가볍게 여행할 수 있도록, 오직 단순하고 적은 물건만 가지고 다니는 것이 허용되었다. 때문에, 승려들은 오직 한 벌의 옷만을 가지고 있어야 했으며, 속옷, 윗옷, 겉옷, 허리띠가 몸에 걸친 전부였다. 이러한 옷들은 평신도에 의해 기부되거나 또는 일부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버려진 누더기는 불그스름한 갈색으로 물들여 입었으며, 샌들을 신고 구걸 그릇, 면도기, 핀셋, 손톱깎이, 거즈 등의 적은 필수 물품들을 가지고 다녔다. 때로는 인도의 무더운 날씨 때문에, 햇빛을 막아주는 우산과 더위를 막아주는 부채를 허락받기도 했다. 승려들은 또한 적어도 한 달에 한, 두 번 정도 거울을 사용하지 않고 머리를 밀었으며, 장식품, 화장품, 향수 등의 사용이 일절 금지되었다. 장마철이라고 불리는 몬순 기간, 즉 7월에서 10월 3개월 동안에는 야외 생활이 어렵기 때문에, 유랑하는 삶이 불가능했다. 때문에 싯다르타는 승려들에게 장마 기간을 수도원에서 지내라고 지시했으며, 승가 집단 안에서는 그들 스스로 영적인 발전을 추구하고, 서로에게서 배우며, 비교적 방해받지 않고 공동체 기도 수행을 하도록 권고되었다. 수도원은 명상을 하기에 충분히 은둔적인 위치에 있어야 했지만, 그렇다고 마을과 너무 멀리 떨어져 위치해 있지는 않았다. 건기가 다시 찾아왔을 때는 평신도들이 옷을 선물하는 의식을 시작으로 수행생활이 다시 재개되었다. 승려들은 수도원을 유지하기 위해, 유랑에 불필요한 물건들을 남겨두었으며, 이에 대한 규칙을 마련해 물품을 관리했다고 한다.
비구니
싯다르타는 살아생전 마지못해 여자 승려, 즉 비구니들을 허락했다고 한다. 첫 비구니 여성 승려는 싯다르타의 고모이자 양어머니인 마하프라자파티였는데, 싯다르타의 곁에 있고 싶었던 마하프라자파티는 간곡한 요청을 하여 결국 여성 첫 승려가 되게 된다. 여기에는 싯다르타의 친척이었던 아난다의 중재가 강력하게 작용했다고 전해진다. 때문에 여자 승려들에 대한 법규도 여럿 제정되었는데, 우선 비구니들은 절대 승려들이 없는 지역에서 거주해서는 안 된다는 규칙이 있으며, 비구니는 비구와 따로따로 떨어져 생활해야 하며, 비구니 집단과 비구 집단 간에는 서로의 접촉이 일체 배제되었다고 한다. 싯다르타가 승가 집단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절대적인 평등을 주장하기는 했지만, 성별의 차이를 둔 것이지, 성적인 차별을 한 것은 아니라고 보인다. 영적 수행을 위해서, 싯다르타는 이러한 소소한 측면들까지도 효율적이면서 평온하게 처리하기 위해, 명확하게 정의된 위계질서를 제시하였다. 승가 집단에서 계급 문제가 처음으로 제기되었을 때, 승려들은 이러한 계급적 차이를 지지했다. 그러나 곧 이러한 계급적 차이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쟁이 빠르게 일어났으며, 이에 대해 싯다르타는 서품 연공서열 방식을 제시했다고 한다. 서품 연공서열은 중립적 기준에 따라, 서품 서열을 정하여 서품 서열에서 자신의 위치를 가늠하여 수행의 정도를 평가하도록 한 것이다. 더 높은 지위를 가졌다고 해서 낮은 자가 굴복을 해야 하다는 의미는 아니었고, 단지 자신의 수행 정도가 어느 단계에 와 있는지를 알려주는 정도로 해석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비구니들은 비구들과 더불어 불교 수행자로서 어엿한 승가 공동체의 일원이 되었으며, 비구들과 마찬가지로 서품 연공서열 방식을 따라 서품도 받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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